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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안경 썼는데 결혼식 날만 벗어야 하나, 창원웨딩박람회 보다가 괜한 고민이 생겼다
작성자  |  장주인 작성일  |  2026-09-07

남자친구 안경테가 조금 휘어서 주말에 같이 안경점에 갔다. 직원분이 안경을 손봐주는 동안 벽에 걸린 새 안경테를 구경하고 있었는데 남자친구가 갑자기 거울을 보며 말했다.

“나 결혼식 때도 안경 쓰는 거지?”

그날 아침까지 창원웨딩박람회 사진을 보고 있었는데 이상하게 신랑이 안경을 썼는지 아닌지는 한 번도 눈여겨본 적이 없었다.

나는 당연히 평소 모습 그대로 쓰는 게 낫다고 했다. 남자친구는 초등학생 때부터 거의 매일 안경을 썼기 때문에 갑자기 벗으면 오히려 다른 사람처럼 보일 것 같았다. 그런데 본인은 웨딩사진에서 조명이 안경에 반사될까 봐 조금 신경 쓰인다고 했다. 창원웨딩박람회를 알아보면서 드레스나 메이크업은 그렇게 세세하게 비교했으면서 정작 신랑 얼굴 한가운데 있는 안경은 생각도 안 했다는 게 조금 웃겼다.

안경점에서 나온 뒤 카페에 앉아 휴대폰으로 실험을 해봤다.

창가를 등지고 한 장.
천장 조명 아래에서 한 장.
안경을 벗고 한 장.

사진 세 장을 번갈아봤는데 예상 밖으로 안경을 벗은 사진이 제일 어색했다. 내가 웃으면서 “누구세요?”라고 했더니 남자친구도 결국 인정했다. 대신 조명 각도에 따라 렌즈에 하얀 빛이 비치는 건 확실히 보여서 창원웨딩박람회에서 본식 촬영을 알아볼 때 이건 한번 물어보기로 했다.

문제는 렌즈였다. 남자친구가 “그날만 렌즈 끼면 되나?”라고 했는데 평소 렌즈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결혼식 당일 처음부터 익숙하지 않은 걸 시도했다가 눈이 불편해지면 하루 종일 신경 쓰일 것 같았다. 그래서 창원웨딩박람회를 다녀온 뒤 정말 렌즈를 생각하게 되더라도 미리 여러 번 착용해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새 안경을 맞추는 방법도 잠깐 나왔다. 예복에 맞춰 테가 조금 얇은 안경을 하나 준비하면 어떻겠냐고 했더니 남자친구는 결혼식 하나 때문에 안경까지 새로 사는 건 과한 것 같다고 했다. 결국 지금 쓰는 안경을 깨끗하게 정비하고, 촬영 전에 렌즈 표면만 잘 닦아두는 쪽으로 이야기가 기울었다.

며칠 뒤 창원웨딩박람회 관련 사진을 다시 보는데 이번에는 이상하게 신랑들 안경부터 보였다. 안경을 쓴 사람도 있었고 벗은 사람도 있었지만 막상 전체 사진을 보면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

남자친구에게 사진 몇 장을 보여줬더니 한마디 했다.

“그냥 나답게 가자.”

그래서 이번에는 메모도 만들지 않았다. 창원웨딩박람회에서 촬영 상담을 받을 때 안경 반사만 한번 물어보고, 별문제가 없다면 평소 쓰던 모습 그대로 결혼하기로 했다. 몇 년 뒤 사진을 봤을 때 결혼식 날만 낯선 얼굴로 서 있는 것보다는 우리가 알고 있던 얼굴이 그대로 남는 편이 더 자연스러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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