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연히 아빠 손잡고 들어가는 줄 알았는데, 대전웨딩박람회 보다가 처음으로 다른 장면을 상상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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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장원 작성일 | 2026-09-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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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결혼 준비에 쓰라고 예전 가족사진이 든 상자를 꺼내줬다. 어릴 때 사진부터 졸업식 사진까지 뒤적이다가 초등학교 입학식 날 아빠 손을 잡고 교문 앞에 서 있는 사진 한 장이 나왔다. 아빠는 지금보다 훨씬 젊었고 나는 가방이 몸만 했다. 그 사진을 휴대폰으로 찍어놓고 집에 돌아와 대전웨딩박람회 영상을 보고 있었는데 마침 신부가 아버지와 함께 버진로드를 걷는 장면이 나왔다. 평소였다면 그냥 넘겼을 장면인데 이상하게 아까 본 사진과 겹쳐 보여서 영상을 한번 뒤로 돌렸다. 나는 어릴 때부터 결혼하면 자연스럽게 아빠 손을 잡고 입장하는 줄 알았다. 특별히 고민해서 정한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남자친구가 옆에서 말했다. “요즘은 혼자 들어가는 사람도 있던데, 넌 어떤 게 좋아?” 질문을 받고 나니 갑자기 답이 어려워졌다. 혼자 걸어가면 내가 직접 결혼식을 시작하는 느낌이라 멋있을 것 같았다. 반대로 아빠와 함께 들어가면 평생 한 번밖에 없을 장면을 같이 남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대전웨딩박람회를 찾아보면서 그동안 홀이나 비용 같은 건 계속 비교했는데 정작 내 입장 장면은 너무 당연하게 정해놓고 있었다는 게 조금 이상했다. 며칠 뒤 부모님 집에 갔을 때 아빠에게 직접 물어봤다. “나 결혼할 때 같이 들어가고 싶어?” 아빠는 한참 생각하더니 말했다.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지. 난 객석에서 봐도 되고.” 조금 서운한 대답일 줄 알았는데 오히려 그 말을 듣고 마음이 편해졌다. 꼭 아빠와 걸어야 효도하는 것도 아니고, 혼자 걷는다고 가족의 의미가 줄어드는 것도 아닐 테니까. 대전웨딩박람회에 가면 어떤 방식이 가능한지만 먼저 확인해보기로 했다. 그날 이후 대전웨딩박람회 영상을 볼 때마다 신부 입장 장면만 조금씩 저장했다. 아버지와 나란히 걷는 모습, 신부 혼자 입장하는 모습, 신랑이 중간까지 마중 나오는 모습까지 세 가지였다. 재미있는 건 볼 때마다 마음에 드는 방식이 달라진다는 점이었다. 어느 날은 혼자 걷는 게 가장 멋있어 보였고, 다음 날은 아빠가 신랑에게 손을 건네주는 장면에서 괜히 울컥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서둘러 정하지 않기로 했다. 대전웨딩박람회에서 실제 버진로드 길이와 입장 연출을 보고, 그 공간에 서 있는 내 모습을 상상해본 뒤 결정하려고 한다. 대신 엄마가 줬던 그 입학식 사진은 따로 빼두었다. 결혼식 날 아빠 손을 잡고 들어가든 혼자 걷든, 대전웨딩박람회를 알아보다 발견한 그 사진만큼은 식전영상 어딘가에 넣고 싶다. 교문 앞에서 아빠 손을 꽉 잡고 있던 아이가 이번에는 어떤 방식으로 걸어갈지 아직 정하지 못했다는 게 지금은 오히려 마음에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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