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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cm가 제일 예뻐 보였는데 10분도 못 걸었다, 울산웨딩박람회 알아보다 신발부터 내려놨다
작성자  |  장기 작성일  |  2026-09-07

웨딩슈즈를 굳이 미리 볼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울산웨딩박람회 관련 드레스 사진을 찾아보다가 발끝이 살짝 보이는 사진 한 장이 마음에 들어 비슷한 구두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장바구니에는 금세 세 켤레가 들어갔다.

5cm.
7cm.
9cm.

사진으로만 보면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9cm 굽이 다리도 길어 보이고 드레스와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았다. 남자친구에게 보여줬더니 한마디 했다.

“너 저거 신고 걸을 수 있어?”

괜히 자존심이 상해서 집에 있던 비슷한 높이의 구두를 꺼냈다. 울산웨딩박람회에서 실제 드레스를 입을 때도 높은 굽을 신게 될 수 있으니 미리 연습하면 된다고 큰소리를 쳤다.

거실에서 부엌까지 몇 번 왔다 갔다 했다.

처음 3분은 괜찮았다.
5분쯤 지나니 발가락이 아팠다.
10분이 되기 전에 소파에 앉았다.

남자친구는 아무 말 없이 내 발만 봤다. 내가 먼저 “이건 집 바닥이 딱딱해서 그런 거야”라고 변명했는데 말하면서도 별로 설득력이 없었다.

그날부터 울산웨딩박람회에서 드레스 사진을 볼 때 신부 발까지 유심히 보기 시작했다. 드레스가 길면 신발은 생각보다 거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결국 중요한 건 사진 한 장보다 몇 시간 동안 신고 움직일 수 있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키 차이였다. 높은 굽을 신으면 남자친구와 키가 거의 비슷해지는데 나는 오히려 그게 마음에 들었다. 남자친구는 자기는 전혀 상관없다고 했다. 그래서 울산웨딩박람회에 가면 “신랑보다 작아 보여야 하나” 같은 기준은 버리고 드레스 길이에 맞는 굽이 어느 정도인지부터 물어보기로 했다.

다음 날에는 5cm짜리 구두를 신고 근처 카페까지 걸어봤다.

왕복해서 거의 한 시간이었는데 발이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사진을 찍어봤더니 내가 걱정했던 것만큼 낮아 보이지도 않았다.

그 순간 장바구니에 있던 9cm 구두를 삭제했다.

7cm는 아직 남겨뒀다.

울산웨딩박람회에서 실제 드레스를 입어보고 5cm가 너무 낮다면 그때 7cm를 생각해보기로 했다. 이번에는 ‘가장 예쁜 신발’을 먼저 고르지 않고 ‘식 끝날 때까지 신고 있을 수 있는 신발’을 먼저 찾으려고 한다.

그리고 남자친구가 마지막으로 한마디 했다.

“슬리퍼 하나도 챙겨.”

그건 바로 메모했다.

울산웨딩박람회 준비 목록에 처음으로 들어간 신발은 웨딩슈즈가 아니라 끝나고 갈아 신을 슬리퍼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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