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까지 왔는데 결혼식만 보고 보내기는 아쉽잖아, 제주웨딩박람회 알아보다 전날 일정까지 생겼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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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정고동 작성일 | 2026-09-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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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먼저 물었다. “우리 제주 가면 금요일부터 내려가도 돼?” 결혼식 날짜도 아직 확정하지 않았는데 벌써 비행기 이야기를 하길래 웃었다. 친구들 몇 명은 어차피 제주까지 가는 김에 하루 먼저 내려가서 놀 생각이라고 했다. 그 말을 듣고 제주웨딩박람회를 찾아보던 중 문득 결혼식 전날 저녁에 가까운 사람들과 밥 한 끼 먹으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계획은 아주 작았다. 친구 네댓 명이 먼저 도착하면 근처에서 흑돼지나 먹자. 그 정도였다. 그런데 남자친구에게 말했더니 자기 친구들도 전날 내려올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 양쪽 친구를 같이 부르자고 했고, 이야기를 듣던 엄마는 “가족들도 전날 제주에 있을 텐데?”라고 했다. 순식간에 다섯 명짜리 저녁이 스무 명 가까운 모임이 되어버렸다. 나는 그 순간부터 갑자기 부담스러워졌다. 제주웨딩박람회를 알아보는 것도 아직 할 일이 많은데 결혼식 전날 또 하나의 행사를 준비하는 기분이었다. 식당을 예약하고 인원을 확인하고 자리까지 신경 써야 한다면 차라리 안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친구는 조금 다른 의견이었다. “굳이 우리가 전부 초대할 필요가 있어?” 친구들끼리 먼저 제주에 오는 사람은 자유롭게 만나고, 가족은 가족대로 저녁을 먹으면 된다는 것이었다. 꼭 신랑신부가 중심이 되어 모든 사람을 한 테이블에 모으려고 해서 일이 커진 거였다. 그 말을 듣고 계획을 처음부터 다시 지웠다. 제주웨딩박람회에서 장소가 정해지면 웨딩홀 근처에 편하게 식사할 곳 몇 군데만 알아두기로 했다. 친구들이 먼저 도착하면 그때 시간이 되는 사람들끼리 저녁을 먹고, 피곤하면 그냥 각자 쉬는 방식이다. 예약이 필요하다면 정확한 참석자를 일주일 전쯤 확인하는 정도면 충분할 것 같았다. 사실 내가 조금 기대했던 장면도 있었다. 결혼식 전날 밤, 평소 서로 만날 일이 없던 내 친구와 남자친구 친구들이 한 테이블에 앉아서 처음 인사하는 모습이었다. 제주웨딩박람회를 찾아보면서 결혼식 당일 순서만 계속 생각했는데 오히려 그런 편한 시간이 있으면 다음 날 서로 얼굴을 알아봐서 분위기도 덜 어색할 것 같았다. 대신 술자리는 길게 하지 않기로 했다. 누군가 “제주까지 왔는데 한 잔 해야지”라고 하면 분위기가 길어질 게 뻔했다. 특히 신랑신부가 새벽까지 함께 있다가 다음 날 얼굴이 퉁퉁 부은 채로 메이크업을 받는 건 둘 다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끼리 이름도 붙였다. ‘전야제’는 금지. 제주웨딩박람회 일정 메모 옆에도 그렇게 적었다.
처음에는 제주까지 와주는 사람들에게 뭔가 특별한 자리를 만들어줘야 할 것 같았다. 지금은 오히려 아무 일정도 강요하지 않는 게 제주까지 여행 온 사람들에게 더 편할 수도 있겠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결혼식 전날 저녁 7시쯤 몇 명이 한 식당에 모이고, 밥 먹고 웃다가 “내일 보자” 하고 각자 숙소로 돌아가는 정도. 제주웨딩박람회를 알아보다 새로 생긴 계획 중에서는 지금 그 장면이 가장 마음에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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