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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무조건 봐” 친구가 추천했는데, 킨텍스웨딩박람회 알아보다 마음이 완전히 달라졌다
작성자  |  김일현 작성일  |  2026-09-07

결혼한 친구에게 킨텍스웨딩박람회에 가볼 생각이라고 했더니 1분도 지나지 않아 카톡이 여러 개 왔다.

여기 꼭 봐.
나는 여기서 했어.
지금 다시 해도 여기 고를 듯.

업체 이름까지 세 군데나 보내줘서 그대로 휴대폰 메모에 적었다. 실제로 결혼 준비를 끝낸 사람이 좋다고 하니 내가 인터넷에서 처음부터 찾는 것보다 훨씬 믿을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동안은 다른 곳을 봐도 계속 그 세 군데와 비교했다. 킨텍스웨딩박람회에 가게 되면 친구가 알려준 업체부터 상담받고, 조건이 크게 이상하지 않으면 그중에서 고르면 되겠다고까지 생각했다.

그런데 남자친구가 사진을 보다가 뜻밖의 말을 했다.

“나는 세 번째가 별론데.”

친구가 가장 강하게 추천한 곳이었다.

이유를 물었더니 촬영 분위기가 너무 정돈되어 있고 우리 둘 평소 모습과는 조금 안 맞는 것 같다고 했다. 나는 친구가 그렇게 좋다고 했다는 이유로 정작 사진을 제대로 보지도 않았다는 걸 그때 알아차렸다.

그래서 킨텍스웨딩박람회 가기 전에 실험처럼 서로 업체 이름을 가리고 사진만 골라보기로 했다.

사진 열 장 정도를 저장한 뒤 어느 업체인지 모르게 섞었다.

나는 4번과 7번.
남자친구는 4번과 9번.

둘 다 고른 4번을 확인했더니 친구가 추천한 세 곳 중에는 없었다.

둘이 동시에 “어?” 하고 웃었다.

그날부터 킨텍스웨딩박람회에서 상담받을 순서도 바꿨다. 추천받은 업체를 제일 먼저 보는 대신 사진이나 분위기가 정말 마음에 드는 곳부터 찾아보기로 했다. 친구 추천은 ‘꼭 계약해야 하는 후보’가 아니라 ‘한번 확인해볼 후보’ 정도로 한 단계 내려놨다.

물론 친구한테 왜 좋았는지도 다시 물어봤다.

돌아온 대답은 예상과 조금 달랐다.

“나는 담당자가 편해서 좋았어.”

사진이 제일 예뻐서도, 가격이 가장 좋아서도 아니었다. 상담하는 동안 부담이 적었고 연락이 잘돼서 만족했다는 이야기였다. 그 말을 듣고 나니 친구의 기준과 우리의 기준이 처음부터 달랐던 셈이었다.

그래서 킨텍스웨딩박람회에서 업체를 볼 때 질문 하나를 추가했다.

왜 이곳이 마음에 들었지?

가격 때문인지, 사진 때문인지, 설명해준 사람이 편해서인지 이유를 한 줄씩 적기로 했다. 나중에 후보가 남았을 때 그 한 줄만 봐도 우리가 왜 멈춰서 상담을 받았는지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친구에게는 결국 4번 사진을 보내줬다.

“우리 둘은 여기 느낌이 좋더라.”

잠시 뒤 답장이 왔다.

오 여기도 예쁘네. 너희는 이쪽이 더 잘 어울릴 듯.

그걸 보고 조금 허무해서 웃었다.

며칠 동안 친구가 추천한 곳에서 골라야 한다고 혼자 생각했던 사람은 나뿐이었다.

지금 킨텍스웨딩박람회 메모 맨 위에는 업체 이름이 없다.

대신 이렇게 적혀 있다.

추천은 들어보고, 선택은 사진 가리고 다시 보기.

아마 이번에는 친구가 어디서 했는지보다 우리가 어느 사진에서 동시에 손을 멈추는지가 더 중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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