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장실 갔다 온 사이 서로 못 찾으면 어떡하지, 코엑스웨딩박람회 준비하다 이상한 약속 하나를 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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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장현석 작성일 | 2026-09-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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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엑스웨딩박람회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몇 년 전 일이 떠올랐다. 코엑스에서 다른 전시회를 보러 갔던 날이었다. 나는 화장실에 다녀온다고 했고 남자친구는 근처에서 기다린다고 했다. 정말 5분도 안 걸렸는데 다시 돌아왔더니 사람이 너무 많아서 남자친구가 어디 있는지 보이지 않았다. 전화를 걸었다. “어디야?” “아까 거기.” “아까 거기가 어디인데?” 둘 다 같은 건물 안에 있으면서 십 분 가까이 서로를 찾았다. 그 얘기를 하면서 웃다가 코엑스웨딩박람회에서도 똑같은 일이 생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박람회에 가면 당연히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움직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한쪽이 화장실에 가거나, 나는 드레스 쪽을 조금 더 보고 싶고 남자친구는 다른 상담을 먼저 듣고 싶어질 수도 있다. 남자친구가 말했다. “그럼 헤어지면 그냥 전화하면 되지.” 나는 바로 예전 이야기를 꺼냈다. “그때도 전화했잖아.” 둘 다 할 말이 없어졌다. 그래서 코엑스웨딩박람회에 가는 날에는 입장하자마자 한 곳을 정해두기로 했다. 서로 떨어졌는데 위치 설명이 애매하면 무작정 “나 여기 있어”라고 하지 말고 처음 정한 장소로 돌아오기. 아주 유치한 약속 같았지만 우리에게는 꽤 현실적이었다. 더 웃긴 건 그다음이었다. 나는 “입구 앞에서 만나자”고 했는데 남자친구가 입구가 여러 개면 어떡하냐고 했다. 그러면 특정 카페를 정하자고 했더니 혹시 그날 사람이 많아서 못 찾으면 어떡하냐고 했다. 결국 내가 말했다. “코엑스웨딩박람회 들어가서 제일 처음 보이는 큰 안내판 앞.” 남자친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사진 찍어놔.” 그 말 때문에 휴대폰 메모에 이상한 준비물이 하나 추가됐다.
원래 코엑스웨딩박람회 준비 목록에는 상담받을 것, 보고 싶은 업체, 물어볼 질문 같은 것만 적혀 있었다. 그런데 이전에 한 번 길을 잃었던 경험 때문인지 나는 이 한 줄이 이상하게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또 하나 정했다. 둘이 꼭 모든 걸 같이 보려고 하지 않기. 내가 어떤 상담을 더 듣고 싶다면 남자친구가 옆에서 지루하게 기다릴 필요도 없고, 반대로 내가 관심 없는 부분을 남자친구가 보고 싶다면 잠깐 따로 움직여도 된다. 대신 30분 뒤 만나기로 하면 정확한 장소에서 다시 만나는 방식이다. 코엑스웨딩박람회에서 그렇게 움직이면 오히려 둘 다 보고 싶은 걸 더 많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며칠 뒤 남자친구가 장난으로 카톡을 보냈다.
나는 바로 답했다.
잠시 뒤 답장이 왔다.
나는 한참 웃다가 마지막으로 보냈다.
아직 코엑스웨딩박람회에 가지도 않았는데 우리 둘이 처음으로 확실하게 정한 현장 일정은 상담도, 점심도 아니었다. 서로 잃어버렸을 때 다시 만날 장소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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