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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같이 가면 안 돼?” 부산웨딩페어 이야기했다가 예상 못 한 동행자가 생겼다
작성자  |  박경 작성일  |  2026-09-07

엄마한테 별생각 없이 주말에 부산웨딩페어 한번 가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잠시 뒤 카톡 음성메시지가 하나 왔다.

“거기 웨딩홀도 볼 수 있는 거야? 엄마도 같이 가면 안 돼?”

처음 듣자마자 조금 당황했다. 나는 당연히 남자친구와 둘이 가서 천천히 구경할 생각이었다. 마음에 드는 게 있어도 바로 결정하지 않고, 우리끼리 먼저 취향을 맞춰본 다음 부모님께 이야기하려고 했다.

남자친구에게 엄마 메시지를 들려줬더니 웃으면서 말했다.

“같이 가면 엄청 든든하긴 하겠다.”

그런데 잠시 뒤 말을 덧붙였다.

“근데 우리 엄마도 오셔야 하는 거 아니야?”

순간 일이 커졌다.

내 엄마만 부산웨딩페어에 같이 가면 한쪽 부모님 의견만 먼저 듣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었다. 그렇다고 양가 부모님을 전부 모시고 가면 웨딩 준비 상담이 아니라 작은 가족회의가 될 것 같았다.

엄마에게 왜 같이 가고 싶은지도 물어봤다.

나는 웨딩홀이나 가격이 궁금한 줄 알았는데 대답은 조금 달랐다.

“너희 둘이 처음 알아보니까 괜히 놓치는 거 있을까 봐.”

그 말을 듣고 나니 무조건 안 된다고 하기도 애매했다. 실제로 부모님이 결혼식을 여러 번 경험하면서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을 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부산웨딩페어에 첫 방문하는 날과 부모님 의견을 듣는 날을 나누기로 했다.

첫 번째 부산웨딩페어는 우리 둘만 가기로 했다.

그날 해야 할 일도 정했다. 웨딩홀 후보를 너무 많이 만들지 않고 세 곳 정도만 골라오기. 각각 사진과 조건을 정리해서 양가 부모님께 똑같이 보여드린 뒤 의견을 듣는 방식이다.

엄마에게 그렇게 말했더니 조금 아쉬워하는 눈치였다.

“그럼 사진 많이 찍어와.”

나는 알겠다고 했는데 5분 뒤 또 메시지가 왔다.

“밥 나오는 것도 잘 봐.”

또 3분 뒤.

“주차도.”

그다음에는 신부대기실 이야기가 왔다.

결국 내가 말했다.

“엄마 그냥 질문할 거 한 번에 보내줘.”

그날 밤 엄마가 보내준 목록은 여덟 개였다.

나는 그중 우리가 궁금했던 것과 겹치는 항목만 남기고 부산웨딩페어 메모 아래쪽에 엄마 질문이라는 이름으로 따로 적어뒀다.

이상하게도 같이 가지 않기로 했는데 엄마가 절반쯤 같이 가는 기분이었다.

남자친구도 자기 부모님께 궁금한 것 하나만 보내달라고 했다. 돌아온 질문은 딱 하나였다.

“식사는 괜찮은지 봐라.”

우리 둘은 그 메시지를 보고 한참 웃었다.

지금 부산웨딩페어 준비 메모에는 우리 질문, 엄마 질문, 남자친구 부모님 질문이 섞여 있다. 현장에 가는 사람은 두 명인데 궁금한 사람은 여섯 명쯤 되는 셈이다.

그래도 첫 부산웨딩페어만큼은 둘이 다녀오려고 한다.

마음에 드는 세 곳만 골라서 돌아온 뒤 가족 단톡방에 사진을 올리는 것.

이번에는 그게 우리 둘의 첫 번째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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